수소

2024. 3. 15. -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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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주제는 잇[It ]

/대명사 (이미 알고 있거나 진행 중인 사실·상황을 가리켜) 그것/이라고 한 것은

수소작가의 이번 작업은 베르그손의 지속에 관한 도표의 영향을 받은 결과물이다.

‘바다와 파도가 주는 반복의 힘은 나에게 무한함응 주어.. 유한한.. 삶에 무게를 식혀 주었습 니다. /작품 1번/에서부터.. 시작되는 말할 수 없는 진실과.. 진심이 가득차서 바다를 도착해 도. 저는 또 바다가 보고 싶었습니다. /작품 2번 /그러나 반복되는 파도를 보며 일상의 무게 가 식어지고 파도의 표면이 빛 날 때가 되면.. /작품 3번/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은 것 같았다. 그리고 파도 밀려온 여러 파편들은 선물처럼 받어서 손에 쥐고 잘 간직했다. 파도에 밀려 쓸려 가벼워진 나무도 플라스틱 조각들은 하나하나 멀리 긴 여행 끝에 이야기를 가진것 같았다. 자연의 성실함이 만든 결과들이다.’

◆ 작가 노트

어린 시절 한 계단을 여러 세대가 사용하는 오래된 집에 머물던 때 일이다. 계단 입구 문에는 “Fermez la porte, s'il vous plaît(문을 닫아주세요).”라는 흔히 보는 문구가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누군가의 무심함으로 문이 열려 문구는 빗물에 얼룩졌 다. 그 문구는 종이 표면에서 떨어져 나와 공기 중에 사방으로 퍼져 거주자들의 기억으로 스 며들어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오랫동안 얼룩은 문구를 본 자들에게는 충분한 역할을 하였고, 기억 없는 자들에겐 그저 얼룩일 뿐이었다. 이 경험은 현재까지 오래도록 내 작업의 중요한 내용과 형식이 되었다.

그간의 나의 작업은 이미지로 내용을 만들고 결과는 관객 시간의 자율성에 두고자 했다. 나의 작업은 주로 일상의 경험을 기억하며 다시 조합하고 분해하는 것이다. 재료는 백색의 종이와 종이를 투명하게 만드는 촛농, 그리고 연필이다. 백색의 역할은 얇은 종이의 한 면에 그렸을 때 창가에 비추어 보면 아침에는 역광으로 빛이 투과되어 회색으로 보이다가 저녁에 자연 빛 이 사라지면 비로소 반짝이는 백색 이미지가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나의 경험 을 이분법적으로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촛농은 종이에 투명하게 스며들어 아침에는 빛이 투과되어 백색을 띠다가 밤이 되면 어둠을 먹은 듯 검정이 된다. 그리고 종이 뒷면에 연필로 기억된 또는 기억될 이미지를 그린다. 아침에 빛이 투과되면 반대 면 이미지와 결합하여 특정 기억(souvenir)이 전체 기억(mémoire)이 된다. 이런 의도에서 나의 작업물은 창에 두는 것이 적합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상대적 시간’은 관람객이 빛에 따라 관람할 순간에 대한 것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나의 작업은 생성하는 이미지라는 의도로 시작했다. 내면의 기억 어제의 순 간은 연필로 종이 뒷면에 표현한다. 그리고 그것들 중에서 소중하고 더 진심인 것을 반대편 종이에 흰색 물감으로 표현했다. 그 종이를 창가에 두어 관람하면 아침에는 밝은 햇빛이 투과 되어 연필선과 흰색 물감이 혼재되어 하나로 보인다. 그리고 서서히 밤이 되면 뒷면의 연필선 이 안보이고 흰색 물감이 밝게 빛난다. 이런 나의 작업은 마치 달빛이나 별빛과 같다. 이런 과정이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결과물에서 매번 같은 이미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작가인 나 자신조차 작업 앞에서는 설렘을 느낀다.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도 역시 관람의 순간이 단 하나의 유일한 이미지가 될 것이다. 아침과 점심과 저녁.. 의 모든 빛에 따라 심지어 계절과 날씨에 따라 이미지는 함께 생성된다. 나는 나의 작업에 동반 이미지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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